왜 물을 때마다 답이 달라질까
같은 사주를 두 번 물어도 답이 다른 건, 글 짓는 방식이 부를 때마다 다른 문장을 뽑도록 되어 있어서예요. 맞다 틀리다를 못 따지는 말은 고칠 수도 없죠.
기초
AI에 사주를 물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어제 들은 답과 오늘 들은 답이 달랐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에요. 글을 짓는 방식이 원래 그렇거든요. 부를 때마다 조금씩 다른 문장이 나오도록 만들어져 있어요.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무엇이 빠져 있는지 짚어 볼게요.
사주 풀이는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래층은 태어난 날짜와 시각을 여덟 글자로 옮기고, 그 여덟 글자에서 격과 성패를 가리는 계산입니다. 위층은 그 결과를 사람 말로 풀어 쓰는 글입니다. 아래층은 규칙이라 같은 사주면 언제나 같은 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큰 언어 모델이 곧바로 문장을 지어내는 방식은 위층만 있고 아래층이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주를 같은 질문으로 두 번 물어도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답이 매번 달라지면, 그 풀이는 맞았는지 틀렸는지 따질 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큰 언어 모델은 다음에 올 말을 하나씩 골라 가며 글을 써요. 고를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고르도록 되어 있죠. 그래서 같은 걸 물어도 같은 문장이 안 나옵니다. 글쓰기 도구로는 이게 장점이에요. 늘 새로우니까요.
그런데 사주에서는 그 장점이 그대로 흠이 됩니다. 어제 답과 오늘 답이 다르면, 둘 중 뭐가 맞는지 가릴 길이 없거든요. 맞다 틀리다를 못 따지는 말은 확인할 수도, 고칠 수도 없어요.
명리는 원래 규칙이 정해진 쪽이에요. 어느 달에 났는지로 격을 가리고, 그 격이 운을 만나 서는지 무너지는지를 봅니다. 규칙을 따라간 답이라면 같은 사주엔 같은 답이 나와야 정상이죠.
여타 서비스 가운데는 '요즘 어떤 고민이 있으세요'를 먼저 묻는 곳이 많아요. 그 답을 받아 문장을 지으면, 내가 적은 낱말이 조금 다듬어져 되돌아옵니다.
이직을 적으면 이직 이야기가 나와요. 연애를 적으면 연애 이야기가 나오고요. 읽는 사람은 '내 사정을 알아보는구나' 싶지만, 사실은 내가 준 재료로 지은 문장이에요. 사주가 답을 정한 게 아니라 내가 쓴 말이 정한 거죠.
가려내는 법은 쉬워요. 같은 사주에 다른 고민을 적어 보면 됩니다. 답의 뼈대가 고민을 따라 움직이면, 그건 사주를 읽은 게 아니에요.
여덟 글자를 목·
숫자로 보면 이래요. 사주는 다 해서 518,400가지예요. 그런데 여덟 글자를 다섯 칸에 나눈 개수 조합은 많아야 495가지입니다. 천 갈래를 한 갈래로 뭉치는 셈이죠.
뭐가 뭉개지느냐면요. 그 글자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어느 달에 났는지, 글자끼리 붙고 부딪치는지가 다 사라져요. 명리에서 판단을 가르는 게 바로 그것들인데요.
물론 십신으로 바꿔 세도 사정은 비슷해요. 이름이 열 가지로 늘 뿐, 자리와 달을 안 보면 여전히 개수 세기니까요.
운을 본다는 건, 여덟 글자에 운의 두 글자를 얹어 보는 일이에요. 원래 서 있던 구조가 그대로 서는지, 흔들리는지를 보는 거죠. 옛 자료는 이 대목을 꽤 촘촘히 다룹니다. 어떤 글자가 운에서 힘을 잃는 자리에 들면, 그 글자가 하던 구실도 같이 약해진다고 봐요.
이건 규칙이라 셀 수 있는 데가 많아요. 그 계산 없이 문장만 지으면 '올해는 변화의 기운이 강합니다' 같은 말이 나옵니다. 어느 해에 갖다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말이죠.
여기가 지어내기 제일 쉬운 자리예요. 원국은 그래도 여덟 글자가 눈에 보이는데, 운은 어차피 앞일이라 당장 틀렸다고 말하기가 어렵거든요.
표현은 좋아져요. 용어가 정확해지고 문장도 한결 그럴듯해집니다.
그런데 고쳐지는 데가 위층이에요. 아래층, 그러니까 격을 가리고 성패를 따지는 계산은 자문으로 채워지지 않아요. 실제로 하는 일은 모델한테 주는 지시문(프롬프트)을 손보는 거고, 지시문을 아무리 다듬어도 물을 때마다 답이 달라지는 성질은 그대로거든요.
계산기 없이 암산으로 답을 부르면서 말투만 회계사처럼 바꾸는 것과 비슷해요.
첫째, 같은 사주 같은 질문을 두 번 넣어 보세요. 답의 뼈대가 달라지면 재현이 안 되는 거예요.
둘째, 같은 사주에 다른 고민을 적어 보세요. 답이 고민을 따라가면, 사주가 아니라 내가 쓴 말이 답을 정한 거고요.
셋째, 태어난 시각을 모른다고 넣어 보세요. 그래도 술술 나오면 여덟 글자 중 두 글자를 안 쓰고 답한 거예요. 시각을 모르면 시주 두 글자가 비는데, 그 자리는 짐작으로 못 채웁니다.
태어난 달부터 봐요. 자평진전을 비롯한 격국법에서는 태어난 달이 그 사주의 격을 정한다고 봅니다. 격이 정해지면 그 격을 살리는 글자와 깨는 글자가 따라 나오고요. 운이 올 때마다 그 구조가 서는지 무너지는지를 봅니다.
사주는 고정이고 운은 바뀌어요. 고정된 건 구조로 읽고, 바뀌는 건 서는지 무너지는지로 읽습니다. 그래야 같은 사주에 같은 답이 나오고, 틀렸을 때 어디가 틀렸는지도 짚을 수 있어요.
그래서 사주를 보는 까닭도 앞일을 맞히는 데 있지 않아요.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가리는 데 있죠. 여기서는 거기까지만 말합니다. 그다음은 당신의 여덟 글자를 다 놓고 봐야 하니까요.
같은 사주를 두 번 물어도 답이 다른 건, 글 짓는 방식이 부를 때마다 다른 문장을 뽑도록 되어 있어서예요. 맞다 틀리다를 못 따지는 말은 고칠 수도 없죠.
사주는 518,400가지인데 오행 개수 조합은 많아야 495가지예요. 개수만 세면 천 갈래가 한 갈래로 뭉칩니다.
운은 앞일이라 당장 틀렸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계산 없이 문장만 짓기가 제일 쉬운 자리죠.
지시문을 아무리 다듬어도 물을 때마다 답이 달라지는 성질은 그대로예요. 고쳐지는 건 표현이지 판정이 아니고요.
정확한지 아닌지는 세 가지만 넣어 보면 알 수 있어요. 같은 질문 두 번, 다른 고민, 시각 모름.
맞고 안 맞고를 따지기 전에,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나오는지를 먼저 보세요. 답이 매번 달라지면 맞았는지 틀렸는지 가릴 기준이 없어요. 문장을 다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격을 가리는 건 규칙 계산이 하는 몫입니다.
만세력으로 여덟 글자를 뽑는 데까지는 값이 정해져 있어 확인이 쉬워요. 다만 그 여덟 글자에서 격과 성패를 가리는 대목은 규칙이라, 문장을 짓는 방식으로는 물을 때마다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세히 적을수록 그 내용이 답에 되돌아오기 때문이에요. 같은 사주에 다른 고민을 적어 보면 바로 확인됩니다.
틀렸다기보다 너무 거칠어요. 사주는 518,400가지인데 오행 개수 조합은 많아야 495가지라, 천 갈래가 한 갈래로 뭉칩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와 어느 달에 났는지가 사라져요.
여덟 글자 중 두 글자가 비어요. 시주는 짐작으로 채우지 않습니다. 시각 없이도 술술 답이 나오는 곳이라면, 그 두 글자를 안 쓰고 답한 거예요.
방식이 갈려요. 여타 서비스 가운데는 여덟 글자를 뽑은 뒤 곧바로 문장을 짓는 곳이 많고, 그런 곳은 위에서 말한 성질을 그대로 갖습니다. 격과 성패를 규칙으로 가린 뒤 그 결과를 글로 옮기는 곳이라면 같은 사주에 같은 답이 나와야 하고요. 어느 쪽인지는 같은 질문을 두 번 넣어 보면 알 수 있어요.